예쁜꼬마선충은 길이 1mm 정도의 작은 생물로 야생에서는 썩은 과일이나 나뭇잎에 서식합니다. 실험실에서는 주로 60mm 크기의 작은 플라스틱 플레이트 안의 고체 배지에서 키우게 됩니다. 이 작은 선충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매우 단순한 신경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여러 자극에 반응하여 움직입니다. 특히 후각신경이 발달하여 진동이나 특정 화학적 냄새 같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예쁜꼬마선충에 특정 자극(진동, 냄새 등)을 가하면 선충은 그 자극에 반응하여 현재 상태와 다른 행동을 보입니다. 이러한 자극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선충의 반응은 초기보다 감소하게 되는데 이를 습관화(Habituation)라고 합니다. 습관화는 반복적인 자극에 대해 생물체의 반응이 점차 약해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는 학습의 한 형태로 무의미한 자극에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으려는 생물체의 적응 과정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습관화 관찰 실험은 실험실 조건에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습관화는 일종의 학습과 기억 실험으로 다양한 자극을 통해 선충의 반응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학습은 선충이 반응하는 거의 모든 자극에서 가능하며 대표적인 자극으로는 진동, 냄새, 물리적 자극, 온도 등이 있습니다.
선충은 외부 자극에 따라 다양한 반응을 보이지만, 특히 움직임의 변화를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거의 움직이지 않는 선충에게 외부 자극을 주면 운동성이 증가하는 반응을 보일 수 있으며, 앞으로 움직이는 선충에 자극을 가했을 때는 반대로 움직이는 행동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학습을 통해 선충이 싫어하는 자극을 형성한 후, 해당 자극을 주면 그 자극을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합니다.
1. 진동 자극에 의한 습관화
진동 자극에 의한 습관화 실험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지속적인 자극에 선충이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선충이 있는 플레이트에 지속적으로 진동을 가하면 처음에는 선충이 반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선충에게 직접적인 물리적 자극을 가해도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후 진동이 멈추고 시간이 흐르면 선충은 점차 다시 자극에 반응하며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2. 냄새(화학감각) 자극에 의한 습관화
예쁜꼬마선충은 특정 화학물에 대해 선천적인 선호를 보입니다. 처음에는 그 화학물의 냄새에 반응해 움직이지만, 지속적으로 같은 냄새에 노출되면 점차 반응이 줄어들고, 결국 더 이상 반응하지 않게 됩니다. 그러나 냄새 자극이 사라지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그 냄새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3. 온도 자극에 의한 습관화
예쁜꼬마선충은 실험실 조건에서 일반적으로 20°C에서 배양됩니다. 그러나 30°C와 같은 더 높은 온도로 이동하면 운동성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납니다. 하지만 사전에 30°C에서 30분간 노출된 선충은 20°C에서 30°C로 다시 옮겨졌을 때 이러한 급격한 운동성 변화를 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선충이 온도 변화에 적응하여 더 이상 급격한 반응을 하지 않게 된다는 것을 나타내며 온도 자극에 대한 습관화의 한 예로 볼 수 있습니다.